여러 종류 인터넷 방송인들의 공통적인 매력
레드 오션
포화 시장
새로 무언가를 시작하려고 하는 사람에게는 참 무서운 단어다.
삶은 새롭게 무언가를 시도하는 과정의 연속이다. 하지만 우리 모두 알고 있듯이 시간, 경제적 능력, 체력 등 우리가 가진 자원은 유한하다. 만일 우리가 가진 자원이 유한하지 않다면 우린 무언가를 시도한 이후 성공하지 못해도 계속하여 또 다른 뭔가를 시도할 수 있고, 아무런 고민도 할 이유가 없다. 현실은 그렇지 않다. 자원, 즉 시도 횟수는 유한하기 때문에, 보통 우리는 우리에게 허락된 시도 횟수 속에서 어떻게든 결과를 내놓아야 한다.
인터넷 방송 또한 그렇다. 수많은 방송이 지금도 생겼다 사라지고 있다. 그러나 새로운 스트리머가 진입하기에는 어떻게 봐도 레드 오션이라고 생각되어지는 시장에서도, 커다란 흐름에서 조금 벗어나 살펴보면 충분히 진입할 수 있는 공간이 관측되는 경우가 많다. 게임 방송, 요리 방송은 이미 엄청나게 많은 스트리머가 컨텐츠로 사용하고 있으나, 그런 방송 장르에서도 대세 속에서 자신의 방송이 가진 특색을 얹어서 방송적 성취를 이루어낸 사람들도 충분히 존재한다.
이 스트리머들의 공통점은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컨텐츠’를 선보인다는 것이다. 그 컨텐츠를 풀어내는 방법은 각자 다르다. 생방송 중에 막대한 자산 손실액으로 시청자를 질리게 하기도 하고, 방송 전 자신이 미리 한 치의 오차 없이 철저히 준비한 기자재를 보여주는 사람도 있으며, 자신의 삶 그 자체를 스트리밍에 가감없이 담아내어 다양한 반응을 이끌어 내거나, 자신의 재능을 시청자에게 보여주고, 다년간에 걸친 자신의 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살린 행사 진행을 소재로 삼기도 한다.
예를 들어보자면, 게임 스트리밍에서도 게임이라는 컨텐츠를 어떤 식으로 소화하느냐에 따라 천차만별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 가장 유명한 게임 스트리머 중 한분은 수 년간 쌓아 온 자신 자체의 특이한 캐릭터를 통해 자신의 삶을 있는 그대로 방송에 드러내어, 시청자들에게 오래 본 친구같은 친숙함을 준다. 이런 경우 자신이 사용할 수 있는 방송 소재에 제한이 거의 없어진다. 집에서 가구를 조립해도 컨텐츠, 다이어트를 시작해도 컨텐츠, 게임 대회에 출전을 해도, 온라인 랭크 매치를 플레이해도 컨텐츠가 된다.
이렇게 방송을 하지 않는 스트리머들도 물론 이런 방법을 알고 있다. 허나 이 방법을 사용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이건 정말로 자신이 방송에 모든 삶을 헌신하겠다는 각오를 굳히지 않는다면(혹은 인터넷 방송 이외의 삶의 방식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어렵기 때문이다. 삶에서 방송을 하지 않을 경우를 고려한 그 뒤 플랜이 없다.
좀 더 고전적인 게임 방송인 ‘식칼 (https://www.twitch.tv/xyzzyshift)’같은 경우엔, 기인열전에나 나올 법한 자신의 게이밍 능력을 통해 시청자들을 감탄시키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게임을 잘 하면 된다’라는 간단한 방법론을 사용하고 있지만, 물론 아무나 따라할 수는 없는 방법이다. 양 발과 양 손을 같이 사용해 2개의 컨트롤러를 조작하면서 록맨의 두 캐릭터를 동시에 플레이하는 모습을 다른 방송에서 볼 수는 없을 것이다. 이런 식으로 방송을 이끌어 가는 것은 재능을 가진, 선택받은 소수만 따라할 수 있는 방식이라고 볼 수도 있다. 그렇지 않은 사람이 이렇게 진행하기 위해서는 그에 준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물론 해당 분야에서 공식적 전문성을 획득하는 방법도 있다. 한국에서 다양한 격투게임 대회의 공식적, 비공식적 이벤트 외주를 맡아 진행하면서 해당 분야의 권위자가 된 ‘팀 스피릿제로(https://www.twitch.tv/team_spiritzero)’가 그 예이다. 스트리트 파이터 4의 시대부터 국내의 수많은 격투게임 대회를 오프라인과 온라인 가리지 않고 걸쳐 현재까지 진행하면서, 2020년 현재 누군가 새로 출시된 격투게임 대회 진행 팀 인력을 필요로 할 경우, 스피릿제로 말고는 다른 대안을 떠올릴 수 없는 수준까지 성장하였다.
만약 같은 방식으로 성공하고자 하는 스트리머가 있다면, 자신이 불모지 분야에서 몇 년간 불투명한 미래를 감수하면서 계속 버틸 수 있는지를 생각하여야 한다. 여기까지 방송을 키워오는 데 스피릿제로 팀이 소모한 자원은 적지 않다.
너무 게임에만 포인트를 맞췄으니 잠깐 다른 테마로 환기를 시켜보도록 하자. 유튜브에서는 요리, 그 중에서도 자신이 좋아하는 한 분야인 고기 요리에만 자신의 모든 역량과 기술, 자원을 집중하는 크리에이터로써, 한 분야에 미친 사람이 어떤 결과를 이끌어 낼 수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경우도 있다. 이 방식은 자신이 이 정도로 좋아하는, 남에게 절대 뒤지지 않는다고 자부할 수 있는, 자신이 사랑하는 관심사가 있어야만 한다.
좀 특이한 장르지만, 금융 방송의 최전선에 걸친 크리에이터는 해외 선물옵션을 거래하는 금융 방송 카테고리를 주 컨텐츠로 다룬다. 전문 트레이더로써의 멋진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아닌, 하룻밤에 천만원, 이천만원의 손실을 시청자들에게 있는 그대로 보여주면서, 인터넷 방송계에 ‘경제 코미디’라는 신 장르를 개척한 위업을 세웠다. 크리에이터 본인의 입담도 보통내기가 아니기 때문에, 금융 관련 컨텐츠를 제외하고서라도 상당한 인기를 모으고 있다.
이 방송 방식의 단점은 바로 컨텐츠 그 자신으로써, 시청층이 주로 여유가 있는 경제 인구이기 때문에 도네이션과 유튜브 광고 수입이 타 스트리머에 비하여 엄청다는 것은 무시할 수 없는 장점이나, 돈의 움직임 자체를 컨텐츠로 삼는 이 방송의 위험성에 대해서는 두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당장 나 자신이 저런 컨텐츠로 방송을 진행할 경우 어떻게 될 지 생각해 보면 소름이 돋는다. 당신은 한두시간 만에 천만원을 녹인 날에 여유있게 잠자리에 들 수 있는가?
TV 방송국에서 에서 인기 예능 프로그램 VOD 전편을 유튜브에 업로드하고 있는 요즘 시대에 인터넷 방송을 보지 않는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차세대 셀럽 셰프이든, 인기 예능프로그램이든, 여기에서 차마 언급하기 어려운 인터넷 문화의 가장자리 방송이든 누군가는 인터넷 방송을 보는 시대가 되었다.
지금 이 자리에서 언급한 몇몇 스트리머, 크리에이터, 통칭 인플루언서들의 컨텐츠는 전부 천차만별이며, ‘자신만의 컨텐츠로 승부한다’ 이외에 공통점을 찾기는 힘들다. 인터넷 방송을 보는 모든 시청자들을 전부 포섭할 수 있는 방송은 여태껏 존재한 적이 없었고, 앞으로도 존재할 수 있으리라고 보기 힘들다.
인터넷 방송 스트리머라면, 자신이 가진 능력에 대해 깨닫고, 자신이 가진 능력을 보기를 원하는 시청자들을 내 방송에 오게 만드는 것 만으로도 상당한 일을 해낸 것이다. 모든 방송이 각자 뚜렷한 차이를 가지고 있고, 시청자들이 원하는 것은 바로 그 차이이기 때문이다.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방송을 지향하는 것 보다, 당신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방송을 지향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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